콩 이야기

Home / 호주정보 / 콩 이야기

콩 이야기

콩자반, 콩밥, 두부, 간장, 된장, 창국장. 이번 주에 제가 먹은 콩이 들어간 음식입니다. 콩만큼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음식이 있을까요? 콩은 옛날부터 채식 위주의 우리 민족의 식단에 단백질을 공급해주던 귀중한 식물이었습니다. 한반도는 70% 이상이 산악 지형이어서 가축을 키우기 힘든 환경입니다. 동물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콩은 영양의 불균형을 메워주었던 것입니다.

 

콩의 원산지가 만주와 한반도 북부에 걸쳐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실제로 1920년대 미국은 한반도의 야생 콩 종자를 채취하였는데, 그 당시 3379종의 야생 콩 종자를 채취하였습니다. 이 숫자는 전 세계의 전체 야생 콩 종자의 절반이 넘는 수치였습니다. 콩 생산량도 이를 대변합니다. 현재는 미국이 한국에서 가져간 종자를 이용해 세계 콩 생산량의 압도적 1위의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1960년대 까지만 해도 한반도와 중국은 세계 콩 생산량의 1,2를 다투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두만강은 일제가 한반도 북부의 풍부한 콩을 수탈해가던 수송로의 역할을 했습니다. 두만강豆滿江의 이름 그대로 콩이 차고 넘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콩에는 트립신 저해물질과 피틴산이 포함되어 있어서 적절히 조리하거나 발효해서 먹지 않으면 소화 흡수가 거의 되지 않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콩을 다양한 형태로 조리하고 발효해서 섭취하였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된장이나 청국장, 두부를 만들어 먹는 것은 풍미를 돋우고 감칠맛을 내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콩을 잘 소화시키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한방에서도 콩이 사용됩니다. 콩은 서늘한 성질이 있어서 발열이나 그로 인해 생기는 독기를 치료하는데 쓰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담두시淡豆豉입니다. 담두시를 만드는 과정은 이렇습니다. 콩을 쪄 익힌 다음 소금과 산초나무 열매를 섞어서 방 안 온도에 3일 동안 둡니다. 여기에 생강을 잘게 썰어 넣고 고루 섞어서 항아리에 넣은 다음 뚜껑을 꼭 막아서 콩을 띄웁니다. 콩이 다 뜨면 햇볕에 말린 다음 화초를 골라내 버립니다. 만드는 방식이 우리나라의 메주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담두시는 발열증상에 좋은 효과가 있어서 감기약에 많이 사용됩니다. 초기 감기에 열이 표피에 몰려있을 때 피부를 열어주어 열을 소통시켜줍니다. 또
마음의 병으로 인해 가슴이 답답하고 기운이 울체되어 있을 때 훌륭한 치료제가 됩니다. 메주는 된장의 모체가 됩니다. 메주의 약성은 된장에서도 나타납니다. 우리 선조들은 된장의 성질을 다양하게 이용하였습니다. 체하거나 답답할 때 물에 타서 마시고, 벌레에 물리거나 벌에 쏘였을 때 발라 독을 제거하고, 여름엔 갈증을 없애기 위해 물에 타서 마시기도 했습니다.

 

 

콩으로 만드는 또다른 약재 ‘대두황권大豆黃卷’이 있습니다. 이름이 거창한 대두황권은 콩나물의 다른 이름입니다. 우리가 즐겨먹는 콩나물의 원료인 오리알태나 수박태가 아닌 흑두(검은 콩)으로 발아 건조시킨 것입니다. 대두황권은 기운을 북돋우고 통증을 그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기미를 제거하고 피부와 모발을 매끄럽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여성의 어혈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산욕기産褥期 여성에게 좋습니다. 그리고 대두황권은 우리가 긴장감 완화를 위해 복용하는 ‘우황청심원’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이때는 사지마비나 근육 경련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 원장 오상덕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