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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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옥고

 

경옥고瓊玉膏라는 약이 있습니다. 『동의보감』은 4,000여개의 처방들 중 맨 처음에 등장하는 약입니다. 그만큼 허준許浚의 인생관과 건강관을 그대로 보여주는 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경옥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경옥고는 송나라 때 홍준洪遵의 『홍씨집험방洪氏集驗方』에 기재된 처방입니다. 검은색 고膏의 형태로 되어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1~2 숟가락씩 따뜻한 물이나 술과 함께 복용합니다. 처방은 간단해서 인삼, 복령, 지황, 꿀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른 처방에 비해 너무 간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처방의 의미와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이 약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경옥고의 용량을 살펴보면 인삼이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보통 다량의 인삼이 들어가는 처방은 급격히 보양補陽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기 쉽습니다. 그래서 열이 많은 사람이나 화가 오래 쌓여 병이 난 사람에게는 인삼을 처방하지 않습니다. 경옥고에는 인삼의 급격한 쏠림을 바로잡기 위해 지황을 이용합니다. 지황은 인삼의 강한 불의 기운을 다스리는 물의 역할을 합니다.  지황은 경옥고가 양陽으로나 음陰으로나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맞춰주고 보기補氣와 보혈補血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경옥고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얼마나 많은 정성이 필요한 약인지 알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수록된 제작 과정은 이렇습니다. 네 가지 약재(인삼, 복령, 지황, 꿀)을 잘 다루어 반죽한 다음 사기 항아리 안에 넣고 기름종이 5겹과 두터운 베 1겹으로 항아리 입구를 봉합니다. 이것을 구리로 만든 솥에 넣고 물 속에 매달아 항아리의 입구가 물 밖으로 나오게 합니다. 뽕나무 장작으로 3일 밤낮을 달이면서 솥 안에 물이 줄어들면 따뜻한 물로 보충합니다. 3일이 되면 꺼내어 다시 납지로 항아리 입구를 밀봉하고, 화독火毒을 제거하기 위해 우물 안에 하루 밤낮을 담가 놓습니다. 그리고 꺼내어 다시 첫 번째 솥에 넣고 하루 밤낮을 달여서 수기水氣를 뺀 후 꺼내어 복용합니다.

음양의 균형이 맞고 정성이 가득 들어간 경옥고는 어떤 약효를 가지고 있을까요? 의서에 기록된 경옥고의 효능은

‘정精을 채워주고 수髓(골수)를 보충해주어 정신이 좋아지고 오장이 충실해지며, 백발이 다시 검어지고 노인을 젊어지게 하고, 걸음걸이가 뛰는 말과 같아지도록 해주며, 하루에 수차례 먹으면 종일토록 배고프거나 갈증이 나지 않는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조선의 22대 왕 정조正祖는 『일성록』에서 내가 시험 삼아 차례 복용해 보았는데 갈증에 크게 효험이 있었다.’라고 내의원 의관들에게 복용 후기를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모生母인 혜경궁惠慶宮 또한 ‘근일에 경옥고(瓊玉膏)드셨는데 과연 효험이 있었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경옥고의 효능은 입증되고 있습니다. 경옥고가 결핵균, 폐암, 폐암방사선 치료 후 독소감소 효과, 폐암화학요법으로 야기된 골수세포 분열 억제, 노쇄 지연작용, 위점막보호작용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경옥고는 증상에 따라 약재를 가감해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경옥고는 장수의 명약으로 유명합니다. 의서에 63세 이전에 먹으면 120세까지 살 수 있고, 64세 이후인 노년에 먹어도 백수는 누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먹기 시작 할수록 장수의 효능이 더 크다고 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바람입니다. 그리고 병은 오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허준은 동의보감의 첫 페이지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양생법과 연령익수延齡益壽(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경옥고를 추천합니다. 경옥고에는 건강에 대한 그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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